전세계 만국 공통 불치병인 월요병. 독일 사람들은 장미의 월요일로 월요병을 극복한다.

사탕과 초콜렛을 담을 비닐봉지와 가방을 들고 퍼레이드 행렬을 기다리는 아이들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로 통하는 11월 11일이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NRW)에서는 카니발의 시작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날로 통한다. 쾰른의 알터 마트(Alter Markt)에서 11월 11일 11시 11분에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축제 기간동안 주말마다 여러 행사들이 펼쳐진다. 숫자 11은 카니발에서 중요한 광대의 숫자이기 때문에 매년 11월 11일에 정확하게 카니발이 시작되는 것.
- 정치를 풍자한 화려한 퍼레이드
겨울부터 시작된 축제의 정점, 장미의 월요일(Rosen Montag). 이 때는 독일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우리의 선입견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다. 헌법정신 투철하고, 질서정연한 독일인은 사라지고 낯선 독일인만이 남는다. 정치색을 띄거나 유희적인 화려한분장을 한 퍼레이드들이 7시간 가량 이어지는데 올해는 역시 트럼프 분장이 가장 핫했다.
- 알라프(Alaff) 또는 헬라우(Helau)라고 인사를 건네면 초콜렛과 사탕과 던져준다
형형색색의 색종이 가루들과 사탕, 초콜렛을 마주 뿌리기 때문에 어른들부터 아이들까지 재미있는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즐긴다. 큰 가방이나 우산을 펼쳐서 쏟아지는 사탕들을 받아내기도 하고, 아빠의 어깨에 올라타 축제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유쾌하다.
- 마트에서 맥주를 고르는 무당벌레를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것
축제 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거나 분장을 한 채로 일상을 보내기도 하는데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의상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구입해서 입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만들어 입는 경우도 많다. 가능하면 가장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선호하는 편.
- 간이판매대에서 즐기는 시원한 맥주 한 잔
- 휴대용 티슈부터 수세미, 쌩뚱맞게 당근과 피클도 받아서 유쾌했던 퍼레이드!
취객들이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기 때문에 아끼는 옷을 입고 가면 낭패를 볼 지도 모른다. 한껏 흥이 올라 지나가는 사람을 껴안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입은 옷과 정신을 모두 단단히 잡고 있거나 단단히 망가질 준비를 해야한다. 실제로 이 시기에 호텔에 빈방을 찾기 어렵고, 임신으로 인한 산부인과 방문이 급증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절제하던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독일인의 이면을 보고 싶다면 카니발 기간에 쾰른을 꼭 한 번 들러보길. 당신의 월요일이 색다르게 기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