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왕국 핀란드엔 스타벅스가 세개밖에 없다

전세계에서 인구 1인당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이탈리아? 프랑스? 땡! 정답은 인구 500만명이 조금 넘는 핀란드다.

핀란드 인구 1인당 1년 커피빈 소비량은 무려 12kg. 이 수치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이다. 이탈리아 사람 1인당 일 년 커피 소비량이 고작 5.7kg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핀란드 사람들은 대체 어쩌다(?) 전 세계에서 가장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됐을까?

핀란드 커피의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7세기 당시 스웨덴과 러시아로부터 처음 커피가 들어왔을 때는 상류층만이 즐길 수 있는 음료였다. 그 조차도 일상이 될 수는 없을만큼 귀했기 때문에 특별한 날에만 허락됐다. 이후 커피는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핀란드 사람들이 커피가 두통, 심장병, 우울증 등 각종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 ‘맛있는 맛을 내는 약’이 된 커피는 이때부터 핀란드 사람들에게 깊숙히 파고 들었다. 18세기가 돼서야 마침내 모든 대중이 즐길 수 있을 만큼 퍼지게 됐다. 특히 핀란드 농촌에서는 하루 세 잔씩 마시는 것이 습관화되기 시작했다.

1919년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했을 때 알콜 금지 조항이 만들어지면서 커피는 최대의 대체물이 됐다. 1970년대 커피에 조예가 깊었던 당시 대통령 Kekkonen(께꼬넨)은 그동안 짙고 쓴 맛을 내는 볶은 콩에 익숙해진 핀란드 사람들에게 연하게 콩을 볶으라고 권하였다. 덕분에 맛이 개선되고 풍부해짐에 따라 핀란드의 커피 소비량이 지금의 수준까지 올라갔고, 인구 1인당 세계 최고의 커피 소비량 국가가 됐다.

핀란드 직장 내에는 ‘커피 브레이크’가 있다. 핀란드어로는 까흐비따우꼬(kahvitauko).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아닌 근무 중 반드시 가져야 하는 시간이다. 현재 유치원에서 일하는 나에게도 하루에 두 번 커피 브레이크가 있다. 유치원 내 마련된 (오직 커피 브레이크만을 위한) 공간에는 개인 머그컵이 줄지어 놓여져 있고, 늘 커피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신혼 때 핀란드인 남편이 눈을 뜨자마자 비몽사몽한 상태로 커피빈부터 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끔 커피 중독이 아닌가 걱정스런 눈빛을 보냈었다. 하루에 평균 3~4잔을 마시는 것이 조금 과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들의 커피 문화를 존중하게 됐다. 심지어 핀란드 전체 인구 6%의 여자와 14%의 남자들은 하루 평균 10잔이 넘는 커피를 마신다고 하니 우리 남편이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상황이 이 정도면 헬싱키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즐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특성과 맛을 살린 단독 커피숍들이 많아서 진짜 커피를 즐길 줄 아는 이들이 자기 취향에 따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여담이지만 전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스타벅스가 핀란드에 온 것은 2013년. 시내 중심에 2013년에 오픈을 했고, 현재까지 3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지독하게 길고 추운 겨울의 우울함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루에 여러 잔의 커피가 제격일 것이다. 해가 거의 지지 않는 여름, 코티지에서 백야를 보낼 때도 커피는 빠질 수 없다. 수줍음 많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커피 한 잔은 좋은 수단이 된다.

핀란드인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Kahvi’ 한 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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