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나라 핀란드의 독주

수줍음이 많은 핀란드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을 때 술의 힘을 빌려보면 어떨까.

핀란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표현할 때 ‘shy’라는 단어를 꼭 넣는다. 평소 얌전하고 젠틀한 이들이 술을 마시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 ‘좋다’라는 의미인 ‘휘바’를 연신 외치며 큰 소리로 웃고. 욕 섞인 고함을 지르기도 한다. 특히 여름에는 술에 취해 노상방뇨 하는 남자들도 꽤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핀란드 하면 새하얀 눈밭과 백야를 떠올리는 우리에게는 꽤 놀라운 모습이다.

술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필수에 가깝다. 핀란드의 겨울은 정말 춥고 짜증날만큼 어둡다. TV에서 나오는 프로그램은 ‘재미’라곤 실종된 상태다. 마땅히 할 것이 없으니 적적함을 달래며 동시에 기분도 업 시키는 술을 마시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맥주나 사이다처럼 도수가 낮은 술만 마트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도수 4.7% 이상이 되면 알꼬(ALKO)라는 매장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핀란드에는 대략 350개의 알꼬 매장이 있다) 이 매장들은 국가 권한 아래 있으며 국가가 관리한다. 핀란드 사람들은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시는 편이고, 즐기지만 핀란드는 알코올 법이 가장 엄격한 나라 중 하나다. 유럽 연합에서 알코올 세금이 가장 높으며 정부 기관에 의해 감독된다. 운동 선수들은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고,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여줄 수도 없다. 또한 광고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묘사할 수 없으며 ‘강하다’라는 단어를 쓸 수도 없다. 약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릴만한 규칙이나 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높은 세금 때문에 술 값이 비싸니 이곳의 모든 애주가들은 불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핀란드 사람들은 배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나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행에 몸을 싣는다. 관광은 뒷전이다. 목표는 배 안에 있는 텍스프리 마트에 있는 각종 술을 사서 마신 후 사재끼까지 완료하는 것. 헬싱키로 돌아오는 이들의 카트에는 맥주 몇 박스는 가뿐하게 들어있다. 그렇다면 핀란드에서 높은 도수의 알코올 중 가장 대중적인 술은 무엇일까? Finlandia Vodka를 생각하기 쉽지만 꼬스껜꼬르바(Koskenkorva)를 가장 즐겨 먹는다. 핀란드 보드카는 40%, 꼬스켄꼬르바는 38%로 둘 다 도수가 높지만 꼬스껜꼬르바는 단맛을 더 띄고 있어 좀 더 대중적이다.

가장 만만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는 늘 인기다. 핀란드에서 맥주는 올룻트(Olut) 또는 깔야(Kalja)라고 부른다. 핀란드 맥주는 목 넘김이 가벼운 편. 젊은 여성들에게는 도수가 낮고 단맛이 나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이다가 인기가 많으며 좀 더 강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진과 그레이프프루트 소다를 섞은 롱 드링크를 즐긴다.

드넓은 발트해를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 남녀

안주로는 땅콩 또는 감자칩을 주로 먹는다. 예전에는 특별한 안주 없이 더 센 술을 마시며 즐겼다고 하는데 요즘은 치킨과 함께 먹기도 한다. 숙취 해소 음식으로는 피자 또는 케밥을 먹는다.

평소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지 도무지 속을 알기가 어려운 핀란드 사람들에게 알콜은 그들의 가면을 벗기는 장치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적당함 넘은 알코올 사랑도 어쩐지 이해가 된다. 술자리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 어색함이 다시 맴돈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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