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연출을 하지 않아도 꿀잼이었던 <윤식당>이 끝났다. 윤식당은 갔지만 불고기 라이스, 불고기 누들, 불고기 샌드위치는 우리 마음 속에 남았다. 윤 셰프 레시피 대로 불고기 3종 세트를 만들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만들었던 불고기 소스는 감춰버리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 조리는 밥을 사랑하는 남편, 누들을 좋아하는 14살 딸, 빵을 좋아하는 9살 아들을 둔 박수지씨가 맡았다.
주문이 폭주하여 배송이 다소 늦을 것이라 하여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제품이 도착했다. 5월 10일에 주문했고, 주문할 때는 5월 15일에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5월 12일에 주문 폭주로 18일에나 받을 수 있다는 문자가 왔다. 그런데 제품은 원래 공지와 같이 15일에 도착했다.
신선한 상태로 배송된 세 가지 아이템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늘 저녁은 이 아이들로 해결하겠다는 가벼운 마음을 안고 외출했다 돌아왔다. 자, 이제 박스를 풀어볼까.
내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스텝은 양상추와 당면을 물에 담궈 놓고, 재료를 모두 볶는 것.
- 준비물 1 음식을 맛있게 만들겠다는 마음가짐
- 준비물 2 음식을 맛있게 먹겠다는 의지
불고기버거는 마지막에 트러플 오일을 뿌린다. 엄청 싱싱한 고수가 듬뿍 들어있는 것도 마음에 들고. 날씨 탓에 양상추가 살짝 갈변이 됐지만 기본적으로 간이 센 편이라 다음 번엔 양상추를 하나 더 사다놓고, 듬뿍 세팅해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아삭한 양상추와 불고기가 의외로 아주 잘 어울린다.
- 순서는 중요하지 않아요
- 소스는 기호에 맞게 양 조절
- 재료를 다 때려놓고 볶아주면 된다
- 너무 퍼지지 않도록 당면은 마지막에
솔직히 방송에서 외국인들의 반응은 편집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정말 딱 시키는 대로 만들어서 먹어보니 식탁에 모여앉은 우리 가족들의 반응이 딱 윤식당을 찾은 손님들과 같았다.
기특하게도 남편은 밥을, 큰 딸은 누들, 막내는 빵을 좋아해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는 한 상이었다. 나는 단연코 누들이 가장 맛있었다. 불고기 전골을 먹는 느낌이랄까. 밥 대신 양상추를 곁들이면 불고기 샐러드가 되기도 하고, 짠맛을 감소시켜 밸런스도 잘 맞는다. 불고기 바게트는 반미의 한국버전 느낌인데 듬뿍 들어간 고수가 정말 신의 한 수. 트러플을 살짝 넣고, 스리라차 소스를 듬뿍 뿌렸더니 바로 인도네시아 길리 트리왕안에 도착한 기분.
- 화룡점정, 트러플 오일
- 맛의 완성, 고수
고기는 이미 충분히 연하고, 부드럽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가위로 잘게 잘라 주면 더 좋을 듯. 같은 재료의 변주라 조금은 식상할 줄 알았는데 같은 듯 다른 매력을 뽐내 만족스런 저녁 시간을 보냈다.
- 스리라차 소스와도 잘 어울려요
주관적인 평점
구입 날짜 5월 10일. 구입 시 배송 예정 공지 날짜는 5월 15일. 5월 12일에 ‘주문 폭주로 배송이 5월 18일로 연기됨’이라는 문자 도착. 5월 15일 아침, 문 앞에 제품 도착. 결론적으로 처음 공지한 날짜에 제품이 온 건 반가웠지만 5월 18일에서 5월 15일로 배송이 앞당겨졌다는 공지를 다시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아침이라 망정이지, 공지만을 믿고 5월 17일에 돌아오는 여행을 떠났다면 음식을 모조리 못 먹게 됐을 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최고라 98점.
Editor 류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