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컬렉터의 레어템

시간을 머금어 더욱 의미 있고 따뜻한 빈티지 테이블웨어의 매력을 컬렉터와 셀러들이 소개한다.

 

코렐의 1970s 플레이트
빈티지에도 등급이 있다. 미사용 제품이거나 박스, 라벨 등이 그대로 있는 것은 민트, 사용감이 거의 없이 상태가 좋은 그릇은 엑설런트, 사용감은 느껴지지만 균열이 없는 상태는 베리굿, 사용감이 확연히 눈에 띄는 상태는 굿으로 분류한다. 마흔 살이 훌쩍 넘은 이 플라워 패턴 플레이트는 베리굿 컨디션에 해당하는데 미국 본사에서도 한 점만 소유하고 있는 레어템이다. 보관상태가 좋을 뿐 아니라 유백색 제품 중 가장 패턴이 고급스럽다. 어디서 이 제품을 만나면, 당장 구입할 것.

 

아름다운 기억을 되살리다

미국에 사는 푸드 크리에이터 & 빈티지 컬렉터 집밥둘리(@doolygrams)의 유튜브 영상에는 코렐이 자주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과 무드가 담겨 있는 그릇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영화 <화양연화>에서 장만옥과 양조위가 마주보며 차를 마시는 장면에 나오는 파이어킹의 제다이트 시리즈 민트색 찻잔도 그중 하나.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영화 속 장면을 현실로 옮겨온 느낌이 든다.


 

(왼쪽부터)JAJ Pyrex의 찻잔세트, Poole의 카페오레잔 & 수프볼세트
영국의 키친웨어 브랜드 JAJ와 미국의 Pyrex가 협업해 만든 제품. 잿빛이 도는 여느 밀크글라스와 달리 부드러운 유백색을 띤다. Poole의 그릇들은 각각의 쓰임에 충실한 모양새다. 특히 카페오레잔은 잠자는 동안 소모된 수분을 아침에 보충할 수 있도록 넉넉한 크기다. 불규칙한 얼룩 무늬의 마틀스 패턴은 스펀지에 물감을 묻혀 찍어내기도 해서 이러한 무늬의 테이블웨어를 스펀지웨어라 부르기도 한다.

 

쓰기에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

어려서부터 엄마, 할머니의 예쁜 그릇과 물잔을 보며 심미안을 키워온 유앤웬즈데이의 강세현 대표. 개러지 세일과 빈티지 마켓이 활성화된 영국에서 20대를 보내며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자연히 빈티지 그릇의 셀러가 되었다. 새로운 것을 좇기보다 지금까지 지켜온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영국인들의 태도에 영향을 받았다. 그녀는 빈티지 그릇에 오븐, 냉동실 사용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더라도 상온에서만 사용하며 애지중지한다. 빈티지 그릇 특성상 균열이 생기거나 내구성이 약해지기 쉽기 때문.


 

Ellen Malmer의 로얄 코펜하겐 화병
작년 출장 겸 여행으로 떠난 스웨덴에서 구입한 화병.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과 덴마크 여성작가가 콜라보레이션해 만든 제품이다. 동양적인 패턴과 색감이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제품이라 한눈에 반해서 구입했다. 이 화병은 원오디너리맨션에서 구입할 수 있다. 18만원.

 

내 눈에만 보이는 희귀템

공간의 식물 하나까지 자신의 취향으로 큐레이팅하는 카페 & 빈티지 마켓 원오디너리맨션의 이아영 대표. 그녀는 1950~1960년대 미드센트리 빈티지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패턴의 그릇이라 할지라도 색의 농도와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빈티지가 지닌 매력과 멋을 그대로 구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오란씨 컵
1971년 발매된 음료 오란씨의 사은품 컵. 국내 빈티지 그릇 중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제품으로, 영롱한 유리와 또렷한 프린트로 인해 희소성이 더욱 높다. 하교 후 차가운 보리차를 담아 마시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1970년대 한국, 정서를 공유하다

할머니들이 많이 사는 동네의 재활용품장까지 속속들이 찾아다니며, 복고 감성의 국내 빈티지 그릇을 수집하는 코리안 빈티지 셀러 헬로마이시스(@hello_my_sis). 그녀는 특히 1970~1990년대에 음료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제작한 유리잔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를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 시절의 정서를 아는 팔로워들과 추억을 공유한다. 그녀만의 유리잔 관리 팁은 흠이 생기지 않도록 부드러운 스펀지로 세척하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깨끗하게 닦아 물얼룩을 방지하는 것.


 

 

구입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다

미국 빈티지 그릇을 주로 수집하는 웨이브렛 양진희 대표. 미국의 빈티지 그릇은 가벼운 무게감과 날렵한 형태, 바이올렛이나 청록색 같은 컬러를 즐겨 쓰는 것이 특징인데, 미국의 1950~1970년대 감성을 사랑하는 그녀의 취향과도 딱 맞아떨어진다. 처음 미국의 빈티지 벤더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그릇을 수집할 때는 모니터로 확인한 것과 배송된 그릇의 색이나 컨디션이 달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지금은 카페의 그릇을 컨설팅해줄 만큼 눈썰미가 매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좋은 빈티지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리다. 레트로한 컬러에 금박, 은박으로 포인트를 더한 그릇을 애정하는 그녀가 귀띰하는 관리 팁은 이것. “빈티지 플레이트나 소서의 금박은 쉽게 벗겨지기 때문에 반드시 부드러운 소재의 수세미로 세척해야 해요.”


 

셸 잉그만(Kjell Engman)의 코스타 보다 디켄터
스웨덴 대표 유리 브랜드, 코스타 보다. 1742년에 설립돼 현재까지도 견학이 가능한 유리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허리에 양손을 올린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디자인에서 위트와 섬세함이 엿보인다. 단순히 와인을 옮겨 담는 용도뿐 아니라 오브제로도 좋다. 80만원대.

 

찾고자 하는 이에게만 보이는 보물

그릇을 쇼핑하다가 문득 보물을 발견할 때가 있다. 네덜란드 컬렉팅 여행에서 만난 이 1960년대의 디켄터가 그렇다. 전통적인 유리 제작 공법으로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든다고 평가받는 브랜드 제품이라 결코 만만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구입했다.


 

브랜드 미상의 스테인리스 스틸 티포트 & 유리컵
런던 쇼디치의 빈티지 가구점에서 우연히 구매한 그녀의 첫 빈티지. 티포트로 단단한 생김새가 영국적인 견고함을 보여준다. 유리컵은 영국에 있을 당시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다. 줄무늬가 도드라지도록 하단에 옅은 음영을 드리운 섬세한 미감이 특징.

 

커트러리
플라스틱의 시초인 베이클라이트로 손잡이를 마감한 나이프부터 금관악기를 만드는 크롬 니켈 소재 커트러리까지 모두 1910~1940년대에 생산된 제품이다. 유앤웬즈데이 강세현 대표가 파리와 런던에 10년간 머무르며 수집한 것들. 커트러리에도 브랜드 이름이 음각된 경우가 있는데, 크기가 매우 작아 핸드폰으로 촬영해 브랜드 이름을 확인하곤 한다.

 

매일 정갈하게 갈고 닦는다

찻장에 그릇을 넣어두고 바라보기만 하면 그릇이 쌓아온 시간이 멈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그릇이 닳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일 식탁에 빈티지 그릇을 올린다. 다만 세제를 사용하면 그릇의 색이 빨리 변하기 때문에 베이킹소다만으로 세척한다. 젖은 면 거즈에 베이킹소다를 살짝 묻혀 닦아내고 뜨거운 물로 헹궈내면 된다. 커트러리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변색된 은, 크롬 니켈의 커트러리는 광이 날 때까지 닦아내기보다 은은하게 은빛 혹은 노란빛이 날 때 멈추는 것이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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