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편백나무 숲으로의 여행

숲은 늘 먼저 어두워진다. 나무가 어둠을 만들기 때문이다. 오래된 숲에서는 한낮에도 높이 자란 나무 아래에 어둠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어둠은 두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 숲이 편백나무 숲이라면 오히려 친근하다. 편백나무는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부엌 도마부터 욕실용품과 욕조, 가구와 실내장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 편백나무가 지닌 항균, 살균 작용 덕분이다. 편백나무가 물에 젖었다 마르며 풍기는 고유한 향은 사람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서울에서 세 시간,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 전라도 장성의 한적한 지방도로를 20분쯤 달리면 곳곳에서 ‘축령산 편백나무숲’이라는 이정표가 반겨준다. 우리나라에서 편백나무가 가장 많은 숲이 있는 축령산은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의 경계에 넓게 걸쳐 있다. 축령산에 편백나무 숲이 일궈진 데는 독림가인 임종국의 역할이 크다. 그는 일제강점기의 무분별한 벌목과 6·25전쟁의 피해로 민둥산이 돼버린 축령산 일대에 삼나무 62헥타르, 편백 143헥타르, 낙엽송 등 기타 나무 55헥타르를 조림했는데, 그 수만 대략 250만 그루에 이른다. 1956년부터 34년에 걸쳐 이룬 일이다. 그와 그의 가족이 물지게를 이고 산을 오르내리며 나무에 물을 줬다는 일화도 있다. 1148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상록수림대에 울창하게 자리잡은 수령 40~60년의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그 결과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여러 방향에서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모암마을, 금곡영화마을, 괴정마을, 대덕마을 등 총 4군데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있다. 모암마을 방향으로 진입해 마을 뒤 저수지를 돌아 언덕에 오르면 갑자기 저 멀리 너른 주차장이 보이고, 그 배경으로 편백나무 숲이 펼쳐진다. 야트막한 경사면에 20미터 이상 올라선 편백나무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압도적 위용을 보여준다.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 안으로 들어서는 동안 하늘에서는 연신 비행운이 그려진다. 높이 솟은 편백나무의 검은 그림자와 하얀 구름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편백나무 아래로는 바람이 지나가고, 그 습하고 선선한 기운을 받아 곳곳에 군락을 이룬 고사리가 만들어낸  풍경은 사뭇 이국적이다.

 

모암마을 코스로 들어서면 중간 지점부터 난이도에 따라 길이 나뉜다. 하나는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가는 비교적 쉬운 길이고, 다른 하나는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을 오르는 상대적으로 가파른 길이다.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른 길로 돌아 나올 수 있다. 숲 중간중간에 평지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고, 다시 숲으로 접어들면 연노란색 꽃을 피우며 기세 좋게 편백나무와 섞여 자란 벽오동나무도 만난다. 산책로에서는 햇빛과 편백나무가 이루는 콘트라스트가 그림처럼 이어지고, 숲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편백나무의 특유한 향취를 호흡할 수 있다. 축령산 곳곳에는 다양한 모습의 편백나무 숲이 존재한다. 짧은 탐방으로 보게 되는 몇몇 모습에 만족하지 말고 금곡, 괴정, 대덕 같은 다른 숲의 입구도 찾아가볼 것을 권한다.

 

다른 숲으로 

편백이 이룬 거대한 숲에 살짝 압도되었다면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자리한 명옥헌 원림에서 마음을 풀어놓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다. 소쇄원과 함께 대표적인 민간 정원으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호젓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골목을 이렇다 할 이정표도 없이 따라 가다보면 갑자기 그림처럼 명옥헌 원림이 나타난다. 너른 연못 주위를 배롱나무가 둘러싸고, 다시 주변을 에워싼 소나무 가지가 터널처럼 산책로를 이룬다. 연못 뒤편으로는 고졸한 정자 명옥헌(鳴玉軒)이 있다.

 

명옥헌은 정자 뒤편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개울물 소리가 옥구슬이 흘러가는 소리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명옥헌 원림은 정원을 일컫는 ‘園林’이 아니라 ‘苑林’으로 표기한다. 이 곳에 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담장 없는 이 작은 숲이 양반가의 폐쇄적인 정원이 아니라 곁을 지나는 농부에게도 열린 공간이었음을 이름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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